명시 감상 1부

정호승....봄 길

조은사람70 2008. 6. 24. 09:54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먼 길 저편

안개 자욱하게 내린 끝에서...

아득히 누군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다가올 듯, 다가오지 않고

멀어질 듯, 멀어지지 않는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아지랑이처럼

안개 속 저 편

먼 길 끝에서...

누군가가 어른거린다.

오늘도

봄 기운이 따뜻하여

나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