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1부

김정한...사랑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조은사람70 2008. 7. 30. 11:18

사랑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김정한

 

사랑하는 당신이 내 곁에 있어도
늘 당신께
사랑한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 살아갑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나면
그 끝을 감당하기가 버거울 것 같아
사랑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당신때문에 슬프다고 당신때문에 아프다고
당신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어도
그 말의 끝이 두렵기에
슬프다는 말을 아프다는 말을
힘들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늘 이렇게 당신에게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말을 아끼며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마음조차 아끼며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당신과 나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서
영원히 사랑하며 살기 위해서
당신께 말을 아끼며
사랑한다는 말 조차 차마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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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어도 차마 하지 못한 말...

어쩌면 내 이기와 욕심으로 비워내지 못하고

가둬두느라, 채워두느라 말문을 닫은 것임을...

언젠가는 헤어짐을 언젠가는 잊혀짐을...

영원한 것은 없음을 ...

왜 어리석은 나는 지금은 모르는 것인지...

모른척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