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1부
서정주...푸르른 날
조은사람70
2008. 9. 17. 09:19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네가 죽고 내가 산다면?
내가 죽고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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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가을 날의 푸르름을 이보다 더
명징하고 멋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꽃이 아름다운 것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요,
우리네 청춘이 아름다운 것도 이 때문이리니
그래, 이 가을 눈물 나도록 그리운 이가 있다면
저 높푸른 하늘 한가운데 뭉게구름 한 덩이로 그려놓고
죽도록 그리워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