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4부

강신애... 아름다운 뿔

조은사람70 2012. 10. 15. 15:26

아름다운 뿔

 

                         강신애
             

오늘밤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비 때문이 아니야
풀냄새 때문도 아니야
나는 네 손끝 아니면
닫혀버리는 미모사.


귓속에 안개를 불어넣어줘
입속을 사막의 달빛으로 그득 채워줘
 

천년쯤 묻어둔 소금이야
너 없인 사악한 가루일 뿐이야
머리칼 속에
네 눈물을 떨어뜨려줘
 

소금에 눈물을 섞으면
깨지지 않는
푸른 물방울 보석이 되는 연금술
 

한순간, 아름다운 뿔에 찔려
영원한 흉터를 지니고 살아간들 어떻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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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끝에서 뿜어지는
푸른 독이
붉은 핏속에 퍼진다.


온 정신이 아득하다.
삶의 의미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