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을 들어올릴 때


                                                                 고정희


하루 일 끝마치고
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
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 사발
그 김 모락모락 말아올릴 때


남도 해지는 마을
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무량하여라
청빈한 밥그릇의 고요함이여
단순한 순명의 너그러움이여
탁배기 한 잔에 어스름이 살을 풀고
목메인 달빛이 문 앞에 드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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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중함.

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일상.

하지만 모두가 귀할 수는 없지.

 

한 가지도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어.

늘 애쓰고 마음 쓰고 먼저 행동하는 것이 맞지.

고민하고 주저하기 보다는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요구하는 것이 기도가 아니라 감사하는 것이 기도라면,

항상 잘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용기 내서 일어서고

옳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이 맞지.

 

한 발 먼저 그리고 한 시 바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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