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에는
김경미
가슴마다 맺힌 산맥들 길을 주고
봄에는 푸른 땅으로 나서자
산과 들마다 걸려 넘어진 사랑 일으켜 안아
이 땅 끝까지 가랑비로 얼굴 맞대보자
봄엔 어딘들 못 나서랴
봄엔 뉜들 얼굴 맞대지 못하랴
..................................................
비가 온다.
분명 봄비다.
지난 주말, 눈처럼 벗꽃 잎 흩날리더니
어느새 가지마다 파릇파릇 새싹 가득하다.
흐드러지게 핀 꽃잔치 구경도 못했는데,
이젠 한풀 꺾인 꽃마당
흩어진 꽃잎 쓸어담기에 더 바빠졌다.
이제야 겨우 한숨 돌리려나 보다.
오늘은 비가 온다.
분명 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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