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중심


               이화은

 
꽃은
그 꽃나무의 중심이던가
필듯말 듯
양달개비꽃이
꽃다운 소녀의 그것 같아
꼭 그 중심 같아
中心에서 나는 얼마나 멀리 흘러와 있는가
꿈마저 시린
변두리 잠을 깨어보니
밤 사이 몇 겁의 세월이 피었다 졌는지
어젯밤 그 소녀 이제는 늙어
아무 것의 한복판도 되지 못하는
내 중심 쓸쓸히 거기에
시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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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지키며 바라봐주는 것의 든든함을
마음 한 장 얹어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의 고마움을
너를 통해 느끼곤 했었다.


지금 네가 내 곁에 없어도
어딘가 있을 테니...
그것도 아주 잘 있을 테니...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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