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지
오탁번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 나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 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호 웃는다
-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운 밥 얻어먹겠네
.........................................................
아버지와 목욕탕 갔던 일이 문득 생각났다.
아버지 고추는 크고 내 고추는 작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몸을 움츠렸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목욕에 대한 기억이 그리 많지는 않다.
오히려 그때가 그리워질 때도 있다.
오늘은 아들과 목욕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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