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후회없이 사랑하라"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드물다.
그러니 지금 후회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입보리행론 -
.
.
.
-- 사랑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주어야만 합니다.
오직 조건 없이 사랑속으로 달려들어야만 합니다.
받으려고만 서성이다 보면 사랑을 어쩌면 금방
날아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사랑에 머물러 있는가요?
사랑을 받고자 서성이고 있나요?
아니면 사랑을 주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나요?
우리는 모두 잠시 머물다 떠나갈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을 그냥
서성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만나기 어려운 인연인가요?
사랑을 받으려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서성이기보다는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
그 행복한 씨앗 하나 마음에 품고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함으로 아름다운 하루가
당신의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후회없이 사랑하라' 책 중에서 -
늦은 아홉시 삼십분발 라싸행을 타기 위해
북경 서역을 도착해
덩치 큰 역만큼이나 빼곡한 출발과 도착의 시간들에
시선을 두어 보았습니다.
뭐라고 뭐라고^^ 철로건설 한다네요ㅎㅎ..
많은 사람들(주로 중국인 이겠지만..)
보따리와 가방을 들고 다들 자신들의 목적지로 가기위해
줄을 서고, 찾아가고, 서성이고..
복잡한 광장을 지나
라싸행 기차를 타기위해 모여있는 공간으로 와서
우리 일행은 제일 앞에, 개찰구 바로 옆에
다들 서서 기다렸습니다.
각국 인종 전시장인듯^^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 차
칭짱열차를 타기위해 모여 있습니다.
각자 개인의 짐 외에 여행사에서 준비한
17명 분의 공동 짐도 많아
(주로 과일 등 먹는 것들 이었음^^)
개찰구를 빠져나와 8번 홈이던가? 기차를 타러 가기까지는
할당 받은 짐과 개인 가방을 함께 옮기느라
사진은 커녕 오르고 내리는 계단과 미로 같이 기차를 찾아가느라
여행도 하기 전에 기운 다 빼나 싶었음^^
북경서역이 거대하리 만치 큰만큼
기차 타기까지의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4인1실 제가 묵는 방에서 바라본 차내 복도입니다.
깔린 저 카펫은 짐은 무거운데
초입부분 자락이 제 끌랑 가방 바퀴에 걸려
무자비하게 따라오는 바람에 어쩔줄 몰라했던
제가 천하장사인줄 안 카펫입니다.^^
뒷 사람은 걸려 넘어지기 일보직전이었고,
전 미안해서 재빨리 원상복귀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고
무식하게 마구 잡아 당기니
오히려 제가 뒤로 후진 하며 끌려가고ㅋㅋ..
한바탕 쇼를 벌이다 뒷 분이 짐 다 내려놓고 도와줘서 탈출.
카펫마저 제 여행기분을 돋구어 주어
그 순간에도 실성한 사람처럼 마구 웃었다는ㅎㅎ..
4개 침대 중 아래 두 개는 창밖이 훤히 보이는 데다
차멀미 등을 고려해 서로 아래를 차지하려는 눈치..
저는 창문 인식도 못한 채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한 살이라도 어린 내가
아래위로 오르내리기 수월할 거란 생각에 얼른
위로 기어올라 무거운 가방 간신히 올리고..
저를 기다리고 있던 윗 침대의 단정한 모습입니다.
나중에 저에 의해 거침없이 헝클어지지만ㅎㅎ..
제 침대 쪽에서 짐을 올릴 수 있는 선반과
반대 윗층의 티비를 향해 찍은 모습입니다.
제 끌랑에서 떨어져 나온 배낭과 각자 할당 받은
생수병이 든 비닐가방 올려놓은 게 보이네요^^
미닫이 출입문을 닫으면 저렇게 전신 거울이 되네요.
오른쪽 제 침대 위에서 아래로 찰칵!~
아래 거울 비친 보살님 편한 옷 입고 뭘 하시는지^^
탁자 위에 어지러이 놓여 있는 먹을 것들..
아래 위, 바깥, 다른 칸으로~ 수 없이 들락거리느라
저는 얻어 먹지를 못해 옆방에 것
많이 공수해다 먹었습니다ㅎㅎ..
떠나기 전 티벳에 관한 몇 권의 책을
구입해 읽었습니다만..
이전에 칭짱열차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섭렵했던 기억들이
오히려 티벳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티벳 5월의 계절이 그러하여서
사계절 옷을 다 가져가야 했는데다 성격상 꼼꼼히 챙기는 편이라
가방의 배가 불~룩해서 책은 달랑 하나 넣었습니다.
독일인이 지은 책으로
티벳의 역사, 사회, 문화, 생활, 종교 등 전반적인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나 번역도 그러하거니와 생각보다 딱딱하였음.
20~30쪽이나 읽었을까? 바깥 경치 구경하느라 덮어두기만 하고
짐만 되었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얼마 전에 간신히 다 읽었습니다.^^
어지럽죠?ㅎㅎ..선반에 올려놓은 저의 짐이랍니다.
타올은 가방 끌대에 걸어 말리고, 받은 신라면 두 개랑 먹던 물,
한 번 깨물고는 먹는 걸 잠시 잊어버린 작은 중국사과,
청바지랑 간편복은 척척 얹혀있고,
두서없이 내용물이 들쭉날쭉 담긴 비닐가방..
저는 여행의 저런 여유로움이
너무
좋습니다.
*^^*
열차 안 공동 세면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지라
좀 덜 청결해 보이지만
그런대로 마음껏 세수할 수 있어서
터치하고 이내 물을 삼키는 수도꼭지지만^^ 무척 고마웠음.
마주한 화장실은 두어번 막히는 바람에
다른 칸까지 원정 다녀오기도 했음.
옆칸에 붙은 식당칸의 전경입니다.
하루 세끼를 모두 해결하느라 처음에 맛있었던 음식들이
나중에는 좀 질렸습니다.
현지식에 적응함이 옳다는 내 고집대로
밑반찬을 별로 준비하지 않아서 같이 식사하는 일행님들 가져오신 거
얻어 먹을 때는 눈치 좀~ 보였음^^~
다음엔 내가 안 먹더래도 상대방을 위해
이것 저것 꼭 챙겨야 겠다는..
불편한 마음 때문이었는지, 고산증 때문이었는지
하루 뒤에는 먹은 게 체하는 바람에
죄송하게도 스님의 기공을 빌어 간신히 내리고..
덕분에 이후엔 현지식 말고는 식사때마다 펼쳐진 한국 밑반찬은
오히려 하나도 못 먹는 아이러니?^^
체했을 때 맡은 김, 된장, 고추장, 짱아치 냄새가
꼭 입덧하는 것처럼 싫어졌더랬읍니다.ㅎㅎ..
.
.
.
** 식당칸 뒤쪽으로는 48시간여를 앉아만 가야하는
좌석칸들이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티벳탄이었으며,
담배연기와 입석한사람, 매우 혼잡하였는데요..
저의 얄팍하고도 사치한 마음 한 켠의 아림과 겸손이
결코 사진찍기를 만류하여
사진기억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혹, 누구던 열차로 티벳을 여행하시면
침대칸 아닌 열차칸으로도 꼭 가보셔서
여행의 들떠 있던 마음을 잠시라도 명상하듯
내려놓아 보시길 바래요-.-
아마 북경 서역에서 그리 멀지 않는 작은 역을 지나며
창 안에서 찍은 사진일 겁니다.
부푼 마음에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는 듯한 착각으로^^...
티벳으로 가는 자연의 모습은
저렇게 눈이 시린 초록으로 시작 됩니다.
하지만 차츰차츰 초록은 물러가고
자라지 않는 황토 흙만 보여주다가
급기야 나중엔 온통 얼어붙은 땅에 녹지 않은
눈雪만 가득 시야에 들어오는데,
그것은 2박3일 열차 안에서 여름 빼놓고 지구상 계절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칭창열차 여행의 묘미였습니다.
아마 겨울이 시작되는 곳부터 티벳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중에 마지막 여행지 사천에서 또 여름을 겪게 되니
짧은 여행기간 동안 사계절을 한꺼번에 느끼게 되어
이번 여행이 "삶의 순간.. 찰나 라는 시간의 흐름"에 대해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 볼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강을 따라 길이 난 시골 풍경들을 차창으로 마음껏 구경하고..
우리나라의 ktx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지나간 버스 손 흔들듯 멋진 풍경들을 놓쳐버리고
저렇듯 마을도 끝나가는 귀퉁이만 찍게 되고..
늘 궁금했던 건 사진에서처럼 밭의 언덕에
뚫어놓은 크고 작은 동굴의 정체??
산에 무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
동굴을 뚫어 매장하는 풍속인지 자못 궁금했음.
황토물이 흐르는 강도 여울목을 만들며,
혹은 기름진 평야를 만들며 흘러가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자연풍경은
제게 끝없는 상상도 불러 일으키며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음.
고도가 서서히 높아짐에 따라
이제 높은 산부터 서서히 초록옷을 벗습니다.
다음 날 오후 도착한 난조우역 입니다.
출발역을 떠난 후 처음으로 땅을 밟아 본 것...
위는 기차의 앞부분이고, 이 모습은 뒷부분의 모습..
4인침대칸, 6인침대칸, 그리고 좌석칸..
어찌됐건 침대칸이 주를 이루니
그래도 많은 사람들 이용을 위해
기차가 무척 깁니다. 꼭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오가며 타는 모습..
뒷부분도 타기 위해 사람들이 걸어오고..
하루가 지난 제 침대의 이불모습입니다^^
잠을 잘 땐 가져간 수영 귀마개가 무척 유용하였음.
중국의 홍익회 가판대^^
생뚱맞아 보인다고 해야하나~
깡총한 삼륜 리어카에 먹고 마실 것이
가득 실려있네요ㅎㅎ..
이제부터는 5월에 아직 생동의 잠이 덜 깬
낮은 눈높이의 풀들과 민둥산..
풀과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추운 곳을 향해
칭짱열차는 달립니다.
저렇게 깨끗하고 너른 강물도
계곡을 향해 유유히 흐르고 있구요.
전봇대만 아니라면 지구가 아닌 듯도 한 느낌의
척박한 산과 들..
그러나 해발 3000~4000고지..
이제 곧 올 봄을 기다리는 얕은 강의 언덕엔
저렇게 사람도 삽니다.
아파트인지 제법 큰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산에는 풀 한포기 살지 않는 메마른 땅..
티벳 땅으로 들어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티벳으로 향하는 도로가 있는 황량한 계곡.
큰 나라래도 저렇게 쓸모없는 땅이 참 많군요.
하기야 중국 땅의 8분의 1이나 되는 티벳을 중국이 침공하여
합병을 한 큰 이유는 저 땅에 매장되어 있는
세계 1위를 달리는 여러 종류의 지하자원 욕심이 젤로 크다고 하더라만-.-;;
티벳의 지금 현실은 꼭 우리나라의 일제 제국주의 침략시대와
비슷한 현실이죠?
...........
티벳 다녀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낮은 기압 때문에 오는 과자봉지의 변신^^
차창에다 두고 이렇게 찍어보고 싶었습니다ㅎㅎ..
좀 있으면 무차별적으로 다가올 고산증의 부적응을
잘 알지도 못할 때 놀이하듯 장난친 것이었음.
해발 4000을 넘기니 멀리
만년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티벳을 향햐여 제대로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고
실감하기 시작^^
기차가 황량하고도 너른 벌판을 원근법을 그리며 돌 때마다
만년설은 꼭 장소를 달리하듯 이쪽 저쪽 돌아가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만년설에 눈을 떼지 못하는
차창에 어리는 그림자들ㅎㅎ..
대부분 사람들이 바깥경치 구경하느라
모두 복도에서 목 빠져라 바라보고 섰음.
점점 더 가까워진 만년설..
4500고지를 넘겼던가요..
인솔 스님께서 차고 계신 시계겸 고도계 덕분에
어린아이처럼 여쭈며 계속 확인하였음.
아마 기차가 돌며
만년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어와 있을 때인 것 같음.
같은 모습이네요.
가까워 보이지만..
히말라야 산맥의 한 자락 산들로
적어도 해발 6000고지는 넘는 산들입니다.
거얼무역은 새벽에 도착했던 것 같은 데,
무슨 역인지..
김이 서리는 한겨울 같은 추위가 차창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기차 안의 배설물을 거두러 온 차입니다.
역의 바깥 출입은 엄금.
이제 칭짱열차는 완전 동토凍土구간에 들어섭니다.
인간이 만든 가로, 세로 지그재그 길들이
제법 그림 같죠?
.
.
.
** 중국인들이 칭짱철로를 두고 제2의 만리장성 건설이라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5000고지가 넘는 550km정도의 동토구간에
특수공법으로 철로를 가설하였다는 점,
기차 안에 산소를 적절히 공급하며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게 하였다는 점..
2006년 7월1일, 철도 개통식 날 후진타오주석이 직접 라싸를
방문하여 팡파레를 울린..
서남아시아를 연결할 수 있게 된 칭짱 열차를 중국정부는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후진타오는 1950년 중국이 티벳을 침공할 때 참여한 뒤
그 때가 두 번째 방문이란 점.
동북아공정.. 서남아공정..
아무리 즐기기 위한 여행이지만
거대한 중국의 속내가 무언지 평범한 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였습니다.
땅은 이제 녹지 않은, 혹은 영원히 녹지 않을
하얀 눈의 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보이는 철조망들은 양과 야크 떼들의 출입 엄금용인 듯 했음.
한여름이 오면 눈 녹은 저 산 아래 비탈진 곳에도
아주 바쁘게 꽃들은 피어나 지상의 그 어떤 곳보다
바쁘게 영글어 씨를 맺고 후손을 퍼뜨린 뒤
그렇게 또 내생을 기약하며 홀연히 쓰러져가겠죠..
이젠 인간이 만든 옆으로 난 도로만이 보일 뿐
온통 하얗습니다.
왼쪽에 두 대의 트럭이 기차의 반대방향 즉,
중국쪽으로 무언가를 실어나르고 있네요.
전봇대도 인간이 산다는 표식인양 우두커니 서 있고..
참!~ 성능 별로인 디카라 찍진 못했지만
눈덮인 들판에도 방목하는 양과 야크가 굉장히 많았다는..
열차 주변에서도 점점이 회색 땅, 흰 땅에 수 놓듯 유유히
마른 풀들을 뜯고 있었지만,
이틀 째 되는 밤서 부터는 서서히 고산증에 시달려
바라만 보았습니다-.-
사람이 사는 도시 앞으로 흐르는 메마른 강입니다.
산 위의 눈이 녹기 시작하면 저 강에
시리듯 맑고 차거운 물이 깊이를 더하며 흘러가기 시작하겠죠.
완전 티벳 땅인 것 같은데,
위의 강 한 부분 좀 더 낮은 곳은 평지에 녹은
눈의 물이 저렇게 흐르고 있습니다.
열차 안에서 산소가 공급되어도 티벳탄이 아니라면
거의 누구든지 덜하던 심하던
고산증을 겪은 것 같습니다.
명상법을 가르쳐 주신 스님 덕분에 우리 일행들은
좀 덜 겪었을 뿐이지
티벳문화의 경이로움만큼이나 환경도 그렇게 다가왔기에
다들 아주 달게 받아들였습니다.
낭만적이었으나 좀? 지루했던 밤과 밤 사이
이틀 낮을 보낸 칭짱열차를 뒤로 하고
이제
본격적인 여행을 위해 라싸역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늦은 10시, 기차에서 쏟아져 나온 현지인과 관광객은
걷지 않아 풀어진 듯한 걸음으로 뒤서거니 앞서거니
출구를 향해 걸어갑니다.
북경 서역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라싸역의
조용함을 좀 멍한 기분으로 받아들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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