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욕


                        김지유


이쁜이 수술을 끝내고 돌아온 그녀가
펄펄 끓는 물로 소독을 한다
막 탯줄을 끊긴 아기가 목욕하듯
새로 태어난 그녀의 가랑이
넓어지고 늘어진 인생 바싹 죄어
떠나간 젊은 애인을 부르려나
열기에 움찔 놀라 두 눈 질끈 감고
다리에 돋는 소름에 담배 한 가치 빼문다
뜨거움에 찔끔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하얀 엉덩이를 주저앉힌다
아랫도리가 익어가며 죄어올수록
얼굴의 주름까지 잘라낸 듯 착각도 드는데
몇 모금 깊게 빤 꽁초를 좌변기에 던져 넣으며
좁은 대야에 엉덩이를 들이민다
맹렬한 뜨거움의 첫맛만 참고나면
덧난 사랑마저 소독 돼 새살이 돋을 듯한데
새로운 몸으로 맞이할 첫 사내 곁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마저 들어
그렇게 속고도 심장의 하초를 벌리려는
마음만은 늘 팽팽하게 조이는
정마저 질기게 탄력이 붙어 탱탱한
그녀가 피맺힌 사타구니를 좌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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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하게 당겨진 아랫도리로
더 커다란 사내를 깔고 앉으면
아래부터 밀려 올라오는
희열에 몸부림치게 될는지...


마음이 차 올라야
흥도 나고, 희열도 느끼고,
정화되는 법.


마음을 채우지 못하고
욕심을 깔고 앉으면
언제나 고통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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