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이유


                      마종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

하루가 저문다.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 열기

진동하는 밤꽃 향

훌쩍 오후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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