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쓰는 일
이생진
시보다 더 곱게 써야 하는 편지
시계바늘이 자정을 넘어서면서
네 살에 파고드는 글
정말 한 사람만 위한 글
귀뚜라미처럼 혼자 울다 펜을 놓는 글
받는 사람도 그렇게 혼자 읽다 날이 새는 글
그것 때문에 시는 덩달아 씌어진다
.....................................................................
언젠가부터 내 안에는
작은 새가 한마리 산다.
언제나 나보다 먼저
새벽을 맞아
내 의식을 깨우고
밤을 기다려
모두가 잠든 후에야
비로소 쉬는...
언제나 나보다 먼저
너를 맞아
눈 뜨게 하고
너를 만나
비로소 숨쉬게 하는...
언제나 나보다 먼저
신의 소리를 듣고
모든 깨어있는 감각으로
내게 전달하여
허락하신 하루에
제 스스로 감사 기도 올리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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