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김수현
보안등 희미하게 켜진
골목의 끝을
쓸쓸하게 끌어 안고
골목 한 귀퉁이에
무너져 내린 내 머리칼은
마음속에 비석을 세운다
일상의 불빛들이
희끗희끗 칼날처럼 쏟아지고
발걸음 멈추어 버린 내 발바닥은
온 밤을 쓸어 모은다
막다른 끄트머리 그곳에서...
....................................................
골목의 끝...
머리칼의 끝...
생의 끄트머리에서...
날카롭게 살갗을 저미는 바람맞고...
발걸을 멈추고 서성대는...
기다림 그 막막한 쓸쓸함의 끝,
좌절의 끝...
삶의 끝에서...
배회한다...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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