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나태주


비 개인 아침 숲에 들면
가슴을 후벼내는
비의 살내음.
숲의 샅내음.


천 갈래 만 갈래 산새들은 비단 색실을 푸오.
햇빛보다 더 밝고 정겨운 그늘에
시냇물은 찌글찌글 벌레들인 양 소색이오.


비 개인 아침 숲 속에 들면
아, 눈물 비린내. 눈물 비린내.
나를 찾아오다가 어디만큼 너는
다리 아파 주저앉아 울고 있는가
.............................................................

 

이른 새벽 창밖 풍경이 희미하다.
오랜만에 참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이렇게 부옇게 창문 가득 적시며 비 흩뿌리는 날,
바깥 풍경은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오랜만에 이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느라 잠시 분주하다.
메마른 땅위에 빗방울 톡톡 떨어지며 먼지내 솔솔 풍기는 음악,
가슴 한 켠 아련하게, 비릿하게 젖어드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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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 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제비꽃 1 
  
           나태주
  
 
그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아
쓸쓸한 날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
피었습니다.

.........................................................


진정한 아름다움의 비밀이 여기 있다.

아름다움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있다.

 

바라보는 것!

 

진실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

혼자 외롭지 않게 마주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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