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보도' PD수첩 제작진 전원 무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문성관 판사)은 20일 오전 열린 MBC PD수첩 제작진의 1심 선고공판에서

조능희 PD와 김보슬 PD, 김은희 작가, 송일준, 이춘근PD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의 요지를 정리해 보면

 

- '허위사실 적시' 부분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는

 

 : 다우너병에 걸린 소의 증상은 모두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며, 이는 임상적으로도 인정됐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도축소에 대한 리콜조치가 내려지고 법개정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영상에 나온

주저앉는 소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미국인 아레사 빈슨과 관련, 광우병 의심증상으로 사망했다는  허위보도 여부

 

 : 아레사 빈슨이 MRI검사결과 광우병과 흡사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당시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던 중이었다.따라서 보도는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

 

- 의도적으로 자막을 왜곡, 국민을 선동할 제작진의 의도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 '제작진이 자막을 왜곡했다'는 번역가 정지민씨의 주장에 대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또한 "방송 편집과정에서 번역에 변경되거나 수정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으며, 정씨 역시 방송제작에

참여한 적도 없고 제작의도나 과정을 제대로 알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정씨의 주장이 근거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자신이 번역했다고 주장한 아레사 빈슨과의 자택 인터뷰는 모두 4권 분량으로 구성됐는데, 정씨는 이 가운데 한 권만 번역했으며 여기서도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 '협상단이 미국 도축시스템을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묵살했다'는 기소내용에 대해, 

 

 : '이유 없다'고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 PD수첩 보도가 협상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기소내용


 : "충분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이유가 있다면 이는 보도자유 영역에 속한다"며

"공직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더라도 곧바로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허위사실을 유포해 쇠고기 수업업체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검찰이 농림수산식품부의 의뢰로 2009년 6월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불구속 기소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모든 기소내용이 무죄판결을 받았다.


- 사건의 개요 - (디지털 타임즈 보도내용 인용)

 

PD수첩은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이 타결된 직후인 2008년 4월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그리고 2주 후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를 방영했었다.


이 프로그램은 주저앉은 소의 영상과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의 내용 및 협상 과정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해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정 전 장관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 등이 각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를

이유로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었다.


검찰은 "허위사실을 알면서도 왜곡보도를 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비효율을 초래했다"며

2009년 12월 제작진에게 각각 징역 2년에서 3년을 구형했었다.


이에 대해 PD수첩 측은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것은 정부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고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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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개인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적어도 이 땅의 양심은, 상식은, 정의는 살아있어야 한다. 그리고 살아 있음을 믿는다.

 

'긴급취재... 광우병...'은 한 방송사의 취재 결과물이었다.

그들은 그 무엇도 왜곡하려고, 선동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임을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임을 판사가 면밀히 검토하고 조사하여 판단내렸다고 생각한다.

 

모 언론들에서 이 일의 핵심이 '검찰과 법원의 알력다툼'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참으로 어의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작금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때도 우리의 언론은 그랬다. 참으로 수준이 낮다.

늘 사건의 요지도 핵심도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2년전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회사 일을 마치고 저녁도 거른 채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장에 가보면,
나와 같은 생각으로 나온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배고픔도 접어두고, 피곤함도 뒤로 한 채...


주말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기도 했다.

이 아이가 살아가야 할 이 나라의 정치가 일을 잘 못하거나,

국민이 바라지 않는 일을 멋대로 하면 우리의 뜻을 얘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아이들은 짧지 않은 그 시간을 함께 잘 견뎌주었다.

그리고 귀와 눈과 가슴으로 배웠으리라...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이 끝났다.

늦게까지 남아있던 수백명은 여러 이유로 벌금을 물어야 했고, 몇몇은 기소되거나 구속됐다.
나를 그리고 우리를 할 일 없는 실업자나 불한당 취급을 하는 언론의 보도를 슬픈 가슴을 안고 봐야했다.
멋모르는 아이들까지 불법, 폭력집회에 동원했다고 비난받았다.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나와 우리 가족, 전국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수백만명은 전혀 모르는 사실들을

꽤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고, 분노하고 있다고 연일 언론들은 보도했었다.

 

집회의 배후세력과 폭력시위를 막후조종하는 집단들,

MBC PD수첩의 왜곡보도에 휩쓸려 거리로 뛰쳐나와 폭력을 일삼고 행패를 부리는 부랑자, 실업자들...

계속된 불법 야간 집회로 인해 주변 상가를 모두 망하게 한 원흉들을...

 

도대체 무엇이 폭력이고, 불법인가?

 


그래, 모든 일이 끝났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제야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본다.

내가 그때 그 자리에서,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에 바랄 것이 무엇이었으랴?

그저 지금의 정치하시는 당신들의 행태가 우리의 뜻과 다름을 얘기하고 싶었을 뿐...

다른 어떤 소통의 수단도 국민에게 주어지지 못했음을...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은 청와대도,

이 땅의 국민을 우습게 여길 수밖에 없는 여당도...

무능하고 대안없는 야당도...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내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땅이 잘 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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