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복효근
문장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
끝이라는 거다
마침표는 씨알을 닮았다
하필이면 네모도 세모도 아니고 둥그런 씨알머양이란 말이냐
마침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뜻이다
누구의 마침표냐
반쯤은 땅에 묻히고 반쯤은 하늘 향해 솟은
오늘 새로 생긴 저 무덤
무엇의 씨알이아는 듯 둥글다
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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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앎은 그렇게 온다
창문 틈새로 비치는 봄볕 온기처럼 오고,
바람에 실려 오는 이름 모를 꽃내음처럼 오고,
먼 숲속에서 들려오는 가뭇한 새소리처럼 오고,
이른 새벽 풀잎에 내린 영롱한 이슬처럼 온다.
어쩌면
들고 나는 숨처럼
삶의 순간 순간의 무수한 궤적 위에
점 하나가 되고
점 하나 하나가 빛이 되고,
일순간 무수한 삶의 진리가 눈앞 가득 반짝인다.
어쩌면
앎은 그렇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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