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임길택
마루 끝에 서서
한 손 기둥을 잡고
떨어지는 처마 물에
손을 내밀었다.
한 방울 두 방울
처마 물이 떨어질 때마다
톡 탁 톡 탁
손바닥에서 퍼져 나갔다.
물방울들 무게
온몸으로 전해졌다.
손바닥 안이
간지러웠다.
....................................................
봄 비...
제법 오래 그리고 많이 내린다.
이제 이 비가 물러가면 부쩍 더워질게다.
이제껏 그래왔으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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