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임길택
마루 끝에 서서
한 손 기둥을 잡고
떨어지는 처마 물에
손을 내밀었다.
한 방울 두 방울
처마 물이 떨어질 때마다
톡 탁 톡 탁
손바닥에서 퍼져 나갔다.
물방울들 무게
온몸으로 전해졌다.
손바닥 안이
간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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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럽게 쏟아지는 장맛비가
내일 닦을까 모레 닦을까 미뤄두던
유리창을 말끔히 씻어놓는다.
쏟아지는 장대비가 오히려 반가운 아침이다.
답답했던 기분도,
어지러웠던 마음도
깨끗히 씻겨내리는 기분
무게를 던 구름
가벼워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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