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나태주
비 개인 아침 숲에 들면
가슴을 후벼내는
비의 살내음.
숲의 샅내음.
천 갈래 만 갈래 산새들은 비단 색실을 푸오.
햇빛보다 더 밝고 정겨운 그늘에
시냇물은 찌글찌글 벌레들인 양 소색이오.
비 개인 아침 숲 속에 들면
아, 눈물 비린내. 눈물 비린내.
나를 찾아오다가 어디만큼 너는
다리 아파 주저앉아 울고 있는가
.............................................................
이른 새벽 창밖 풍경이 희미하다.
오랜만에 참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이렇게 부옇게 창문 가득 적시며 비 흩뿌리는 날,
바깥 풍경은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오랜만에 이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느라 잠시 분주하다.
메마른 땅위에 빗방울 톡톡 떨어지며 먼지내 솔솔 풍기는 음악,
가슴 한 켠 아련하게, 비릿하게 젖어드는 음악...
'명시 감상 3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세영... 안개꽃 (0) | 2010.06.21 |
---|---|
신용선... 그대에게 가는 길 1 (0) | 2010.06.18 |
이종만... 별 (0) | 2010.06.07 |
김남조... 6월의 시 (0) | 2010.06.01 |
김초혜... 사랑 (0) | 2010.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