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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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편지를 쓰려니,

하고 싶은 말 너무 많은데

차마 다 잇지 못하고,

결국 할 말 조차 모두 잊고는

또 접게 된다...

그리움을 적어 보내기에는

아직 내 마음이 너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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