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편지

 

박이도


떨리는 손으로
첫 편지를 쓰던 날


너의 이름을 차마 적을 수 없어
사랑한다는 말을 더더욱 못해
밤새 활활 태워버린 편지지


너무 신선하고 소중했던 충격
그 이름, 끝에 이름 이름부를 수 없었던
사랑이어, 홍보석의
그 발그레한 빛깔처럼
지울 수 없는 세월이 되었구나


항상 아침 해와 같이
밝은 환상의 이름이어
그날, 첫 편지의 두 글자에
한 詩人이 탄생하였음이여

..............................................

아, 차마 이름 부를 수조차 없는


사랑이 편지가 되고
사랑이 시가 되고
사랑이 지울 수 없는 세월이 되었구나...


사랑이 잉태한 시인이 여기 있구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