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벗이여, 그리운 이름이여


                                              유인숙


잿빛 구름 달빛을 가린 밤하늘 등에 지고
어두움 밝히며 살아 온 세월이
오늘은 기억 속에 가물거린다
그리운 벗이여, 지금은 머-언 곳에서 뿌리내리고
세월의 깊이만큼 성숙해진 나이로 서 가는
우리 어두운 사춘기 골짜기를 지나
때로는 찢기어져 골이 깊은 상처들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 안는 너
나는 부끄러운 목숨 하나 깃발처럼 꽂고
그리운 이름을 불러본다
나의 벗이여, 그리운 이름이여
별들이 총총하던 밤하늘 등에 지고
어두움 밝히며 살아 온 세월이
오늘은 기억 속에 가물거린다

...................................................................................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
또 이렇게 서로에게 한 발씩 다가갈 것이다.


더 오랜 시간이 흐르고,
생각을 나누고,
가슴을 열면
서로에게 '친구'라는 이름에 합당한 자리를
가슴 한 켠에 마련하게 될 것이다.


영영 이별하는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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