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길


                     조은


길을 가려면 꽃길로 가라
꽃길 중에서도
꽃이  지고 있는 길로 가라
움켜잡았던 욕망의 가지를 놓아버린 손처럼
홀가분한 꽃들이 바람의 길을 가는
그 길로 가라


꽃들의 그늘지고 어두운 곳까지 나풀나풀 다가가고
꽃이 진 자리는
어느 순간 당신 삶의 의미를 바꾸리라
그러면 오랜 굴레에서 풀린 듯
삶이 가볍고 경쾌하리라
 

그 길로 가다 보면
수밀도에 흠뻑 취할 날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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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가분한 꽃들이 바람의 길을 가는 그 길... >

-> 꽃이 지는 길...


한 자, 한 자, 한 낱말, 한 낱말을 찾아,
무수히 오갔을 그 길 위에서
이 한 줄의 시를 만났더란다.


한평생 글 짓는 시인(詩人)으로 산다는 것,
그 세월의 두께를 우리 범인(凡人)이 어찌 짐작할 수 있을까?


다 그렇다고 손치더라도
어찌 저리도 가볍고 경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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