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이가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모래알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죄의 탯줄을
깊은 땅에 묻고 돌아선 날의
막막한 벌판 끝에 열리는 밤
내가 일천 번도 더 입맞춘 별이 있음을
이 지상의 사람들은 모르리라
날마다 잃었다가 되찾는 눈동자
먼 不在의 저편에서 오는 빛이기에
끝내 아무도 볼 수 없으리라
어디서 이 투명한 이슬은 오는가
얼굴을 가리우는 차가운 입김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물방울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
무엇이 이토록 시린 그리움을 만들까요?
아무도 모르는 길, 아무도 볼 수 없는 길...
막막한 벌판 끝, 머나먼 부재의 저편을 향해
모래알 같은 이름, 물방울 같은 이름을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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