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의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내 젊은 날의 한 모퉁이에서
난 천재 시인 '이상'에 푹 빠져있었다.


그의 한 줄의 노래는
내 아픔이 되었고
내 노래가 되었으며
내 이상이 되었다.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니 답답한 인간임을...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하니 어쩔 수 없는 인간임을...


 '거울 속에 난 미소를 잃었나봐...
  이건 내가 아니야....
  이렇게 슬픈 얼굴은 내가 아니야...
  거울 속에 나......'


'거울 속에 나' 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기묘한 분위기의 얼터네이티브 곡이었는데
이 곡을 써놓고 어지간히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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