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그리움
김재진
찻잔을 싸안듯 그리움도
따뜻한 그리움이라면 좋겠네
생각하면 촉촉이 가슴 적셔오는
눈물이라도 그렇게 따뜻한 눈물이라면 좋겠네
내가 너에게 기대고 또 네가
나에게 기대는
풍경이라도 그렇게 흐뭇한 풍경이라면 좋겠네
성에 낀 세상이 바깥에 매달리고
조그만 입김 불어 창문을 닦는
그리움이라도 모락모락
김 오르는 그리움이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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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 한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달 한 달이 모여 일년이 되고...
하나 하나가 서있으나 서로 기대선 한 무리가 되고
무리져 있으나 실은 각각이 하나이네.
지나간 순간은 의미없지 않으나
지금의 나에겐 중요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나
그것만이 내겐 의미가 있다네.
행여 여지껏 마음에 둔 일이 있거든
곁을 지나가는 시간과 함께 떠나 보내소.
그리고 영영 잊으소.
우리가 하늘이 불러 어쩔 수 없이 서로를
먼 길 보내기 전 까지는
영영 잊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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