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2

 

                  마종기


이른 아침에는 나무도 우는구나.
가는 어깨에 손을 얹기도 전에
밤새 모인 이슬로 울어버리는구나.
누가 모든 외로움 말끔히 씻어주랴.
아직도 잔잔히 떨고 있는 지난날,
잠시 쉬는 자세로 주위를 둘러본다.
앞길을 묻지 않고 떠나온 이번 산행,
정상이 보이지 않는 것 누구 탓을 하랴.
등짐을 다시 추슬러 떠날 준비를 한다.


시야가 온통 젖어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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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메고 산 길을 걷다 보면
그 모양새가 우리 삶과 참 많이 닮아있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발걸음도 가볍고 즐거울 때가 있는가 하면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바삐 걸음 재촉해 걷고 또 걷다가
쉬기 위해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그제서야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오고
그제서야 어디 쯤 왔는지 대충 짐작하게 되는...


그래서 잠시라도 쉬어야 하는...
그래야 발걸음이 좀 가벼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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