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오탁번
예쁜 간호사가 링거 주사 갈아주면서
따뜻한 손으로 내 팔뚝을 만지자
바지 속에서 문득 일어서는 뿌리!
나는 남몰래 슬프고 황홀했다
다시 태어난 남자가 된 듯
면도를 말끔히 하고
환자복 바지를 새로 달라고 했다
- 바다 하나 주세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엉뚱했다
- 바다 하나요
바지바지 말해도 바다바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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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른이 된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다.
어느 때가 되면,
하나 하나 내려놓고
많은 것을 인정해야 한다.
무엇이든 다 잘 할 수 없음을, 잘 볼 수 없음을
구별하기 쉽지 않고, 분명하게 알 수 없음을...
물론 제일 먼저 말을 줄여야 한다.
자칫 헛소리 하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