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오세영
언제 우뢰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 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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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시인, 자연의 시인 오세영님의 시입니다.
4월이 격정적인 것은, 열광적인 이유는 아마도
사방천지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의 향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잔치는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시들어 지고, 흩어져 뿌려지는 꽃의 주검들...
그 화려하면서도 쓸쓸한 이별...
하지만 4월이 공허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푸르러, 짙푸르러 우거져 숲을 이루는 綠蔭의
푸른 생명의 생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잎이 피고, 줄기가 굵어지며, 뿌리가 깊어져,
나무가 숲을 이루고 산을 이루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4월이 격정적인 것은, 열광적인 이유는
아마도 이제 곧 시작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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