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퀴즈-책읽는나무.pdf

 

  책 읽는 나무 / 디디에 레비 글/ 티지아나 로마냉 그림 / 최윤정 역 / 국민서관

 

 

 

책을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겠지요.

이 책은 책을 읽는 것의 중요함과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상 마주쳐야하는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항상 곁에서 함께 책을 읽던 나무가 번개를 맞아 타버리죠.
엄마는 상심하고 있는 아이와 함께 타버린 나무를 하얗고 멋진 종이로 만들지요.
그 종이에 펜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멋진 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 읽고 나서 글썽글썽 눈물 맺던 내 딸아이의 순수한 눈을 떠올리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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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지문


                                  이은규


먼저 와 서성이던 바람이 책장을 넘긴다
그 사이
늦게 도착한 바람이 때를 놓치고, 책은 덮힌다

 
다시 읽혀지는 순간까지
덮여진 책장의 일이란
바람의 지문 사이로 피어오르는 종이 냄새를 맡는 것
혹은 다음 장의 문장들을 희미하게 읽는 것

 
언젠가 당신에게 빌려줬던 책을 들춰보다
보이지 않는 당신의 지문 위에
가만히, 뺨을 대본 적이 있었다
어쩌면 당신의 지문은
바람이 수놓은 투명의 꽃무늬가 아닐까 생각했다

 
때로 어떤 지문은 기억의 나이테
그 사이사이에 숨어든 바람의 뜻을 나는 알지 못하겠다
어느 날 책장을 넘기던 당신의 손길과
허공에 이는 바람의 습기가 만나 새겨졌을 지문

 
그 때의 바람은 어디에 있나
생의 무늬를 남기지 않은 채
이제는 없는 당신이라는 바람의 행방(行方)을 묻는다
지문에 새겨진
그 바람의 뜻을 읽어낼 수 있을 때
그때가 멀리 있을까,
멀리 와 있을까

.....................................................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초라함이란,
우리가 겨우 알 수 있는 것의 부족함이란...


우리가 어디를 가든,
다시 어디서 만나든
서로 반갑고 따뜻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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