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만


생각하기보다
기도하기로 한다

 
기도하기보다
미소짓기로 한다


미소짓기보다
손을 잡아주기로 한다
...........................................


가끔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하는 것,
지나치면서라도 가벼운 눈인사 건내는 것,
만나면 손 마주잡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는 것...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더불어 산다는 건 이런 것인데...

'명시 감상 3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용선... 그대에게 가는 길 1   (0) 2010.06.18
나태주... 숲  (0) 2010.06.14
김남조... 6월의 시  (0) 2010.06.01
김초혜... 사랑  (0) 2010.05.19
김초혜... 사랑굿 9, 10  (0) 2010.05.18

 별

 

                      이병기 시/ 이수인 곡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 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

고사리같은 두 손 배꼽 아래 꼭 맞잡고

참새 주둥이 놀리듯 재잘재잘 이 노래를 불러대는

한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선생님은 늘 이 노래와 '비목' 을 불러보라 했었다.

나도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무척 좋았다.

지금도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던 게

적어도 40년 가까이 되었다.

이 노래를 몇 번이나 불렀을까?

이 노래를 언제 불렀던가?

 

밤 하늘의 별을 본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생각해 보니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참으로 사랑스런 시(詩)다.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다.

저 하늘의 별빛처럼 아득히 멀어지는 옛 이야기이다.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천재시인 윤동주 님의 시 입니다.


주옥같은 한마디 한마디의 그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골목한 모퉁이에서 인생을 만나고 사랑을 만나고

영혼을 만나고 별을 만납니다.
그리고 오늘 밤에도 생각에 잠깁니다...


맑은 영혼의 노래를 듣습니다...
두고 두고 내 귓전을 맴돌아
영원히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