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문정희


가장 아름다운 것은
손으로 잡을 수 없게 만드셨다
사방에 피어나는
저 나무들과 꽃들 사이
푸르게 솟아나는 웃음 같은 것


가장 소중한 것은
혼자 가질 수 없게 만드셨다
새로 건 달력 속에 숨쉬는 처녀들
당신의 호명을 기다리는 좋은 언어들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저절로 솟게 만드셨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 속으로
그윽이 차 오르는 별빛 같은 것
..........................................................

어느 앵글로 언 땅을 뚫고 일어서는
새싹의 기운을 담아낼 수 있을까?
어느 화폭에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저 파란 하늘을 그려낼 수 있을까?


자연스러운 그러나
너무 아름답고 소중하며 사랑스러운
자연의 경이로움
그 고귀함
스스로 베풀어진 그러한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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