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시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의 6월 어느날,
푸릇푸릇 누렇게 익어가는 좁다란 보리밭길의
화려한 미소,
아찔한 손길,
일렁이는 정염
가슴 시리도록 그리운 6월의 어느날,
흐릿한 기억너머로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그때의 감흥.
취하고 싶어라
춤추고 싶어라
노래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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