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사람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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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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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감동적이고 극적인 사랑의 노래가 있을까 싶다가도
혼자서 웅얼거리며 뒤돌아 고개를 떨군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싸늘한
시인의 사랑고백...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밤...
밤이 새도록 눈물로 편지를 쓰고 또 지우고 했던
그 아픈 시간을 위로해 주던 시인의 한마디...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나의 사람아... '

 

'그대가 있어  내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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