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사람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이보다 더 감동적이고 극적인 사랑의 노래가 있을까 싶다가도
혼자서 웅얼거리며 뒤돌아 고개를 떨군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싸늘한
시인의 사랑고백...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밤...
밤이 새도록 눈물로 편지를 쓰고 또 지우고 했던
그 아픈 시간을 위로해 주던 시인의 한마디...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나의 사람아... '
'그대가 있어 내가 있네.'
'명시 감상 1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남조... 6월의 시 (0) | 2008.06.23 |
---|---|
김종철...고백성사 - 못에 관한 명상1 (0) | 2008.06.20 |
윤준경... 밥 (0) | 2008.06.10 |
이성목.... 옛날 노래를 듣다 (0) | 2008.06.04 |
김신영... 그 사막을 다 마셔야 한다 (0) | 2008.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