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먼 길 저편
안개 자욱하게 내린 끝에서...
아득히 누군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다가올 듯, 다가오지 않고
멀어질 듯, 멀어지지 않는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아지랑이처럼
안개 속 저 편
먼 길 끝에서...
누군가가 어른거린다.
오늘도
봄 기운이 따뜻하여
나른하다...
'명시 감상 1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수영...풀 (0) | 2008.07.02 |
---|---|
이육사... 청포도 (0) | 2008.07.01 |
김남조... 6월의 시 (0) | 2008.06.23 |
김종철...고백성사 - 못에 관한 명상1 (0) | 2008.06.20 |
김남조...그대 있음에, 너를 위하여 (0) | 2008.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