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년
박성우
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
부엌 찬장에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
동네 우물에 부었다
사카린이랑 슈거도 몽땅 털어넣었다
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숫가루 저었다
뺨따귀를 첨으로 맞았다.
................................
어지간히도 어렵던 시절,
참으로 배포 큰 아이가
간 큰 행동을 했다.
엇비슷한 기억 언저리가 간질간질하다.
그것도 한 두마리가 아니라 스물스물 수십마리다.
배포라도 컸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린 뺨이 아프긴 했겠지만,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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