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저/ 김재혁 역/ 이레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나누기, 그리고 나란히 누워 있기...

 

최근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책이라 별 고민없이 집어들었다. - 너무 예쁘고 멋지다. -

하지만 잇달은 실패작들 - 읽기 너무 힘들어서 줄창 붙들고 있다가 던져버린 비싼 돈을 주고 산 책들 - 때문에 불안한 마음은 한구석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집어들고 불과 서너시간만에 끝을 냈다. - 최근 일련의 사태에 비한다면 기적이었다 -

도입부에선 역시 시선을 끌고 흥미를 마구 유발시키는 뭔가가(?) 있어야 함을 가슴 벅차게 느끼면서,

그 느낌을 스물스물 공유하다보니,

- 얼마나 자극적인가?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나누기, 그리고 나란히 누워 있기... -

심각한 역사, 정치 사회소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오히려 중, 후반부는 상황에 비하면 덜 치열하게 씌여진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훨씬 더 치열하게 전개할 수 있었을텐데...

담담하게 사실을 적어내려가고 싶었을까? 어쨌든 장장 18년의 긴 세월을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일이든 

 - 여기서는 책을 읽어주는 일 - 할 수 있음은 그 자체로 경이롭고 기이하고, 대단한 일이 아닐까?

그 어떤 정치적, 역사적, 사회적 요소의 개입없이 그냥 사건만을 본다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의 경험이 무척 부러웠고, 한사람을 위해 지속적인 행위를 사심없이(?) 했다는 순수함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실이 아닌가? 얼마나 인간적이며 순수하여 아름다운가?

오랜만에 달콤하고 구수한 향기가 가득한 소설 한 권을 읽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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