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시편
박기섭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
살다 보면 웬만큼은 떫은 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섶
못다 여민 앞섶에도 한 사나흘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 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앉습니다
두어 평 꽃밭마저 차마 가꾸지 못해
눈먼 하 세월에 절간 하나 지어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 잔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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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니 2011년도 보름정도 남았다.
한 번 정리해 볼 때가 된 듯하다.
점점 가속을 더 해가는 세월,
참, 시간은 빠르게도 지나가지...
어깨가 절로 움츠러드는
급작스럽게 추워진 어느 날,
따뜻한 차 한 잔이 더없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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