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언제나...
내가 서있는 자리를 알려주는 건
낙엽 그리고 서늘한 가을 바람...


아주 오래 전 우리들의 얘기는
정겨운 기타 선율에 아련히 실려
어렴풋이 귓가에 들릴 듯 말 듯...


한 켠이 묵직해진 가슴,
심장 소리도 들릴 듯 말 듯...
오늘은 눈이 오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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