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

 

                           양성우       

 

그대 기우는 그믐달 새벽별 사이로
바람처럼 오는가 물결처럼 오는가
무수한 불변의 밤, 떨어져 쌓인
흰 꽃 밟으며 오는
그대 정든 임. 그윽한 목소리로
잠든 새 깨우고 눈물의 골짜기 가시나무 태우는
불길로 오는가, 그대 지금      
어디쯤 가까이 와서
소리없이 모닥불로 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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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눈 앞을 스쳐 지나가버린 별똥별

분명 타올랐을 것인데

지나간 흔적조차 없고

오늘따라 더 고요해진 하늘엔

흘러가는 구름 한 점도 없다.

 

만남이, 그리고 기다림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것 한 순간이듯

우리도 어쩌면 이 순간만큼인지도 모른다.

 

문득 네가

지나간 가을 만큼이나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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