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바람에게


                    문정희


어느 나무나
바람에게 하는 말은
똑같은가 봐


"당신을 사랑해."


그래서 바람불면 몸을 흔들다가
봄이면 똑같이 초록이 되고
가을이면 조용히 단풍드나봐
............................................................

모두가 같은 색깔이 아니 듯,
그들의 이야기도 다 다르겠지.


봄이 되면 각양각색의 꽃이 피고 또 지고,
가을이 되면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지.


오랜 시간을 함께 했건만
우린 왜 한 마음일 수 없는지...


어쩌면,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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