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
김지유
거꾸로 누워 킁킁 불러들이는
그의 발 냄새
종일 바닥과 입맞춤한 발가락 사이에
얼굴을 묻고 벌렁벌렁 콧구멍으로
웃는 일
굳은 살 박히지 않은 바닥의 급소를 찾아
있는 힘껏 숨구멍을 꽂아 넣는 일
그렇게 쌕쌕 잠드는 일
죽음의 체위까지 바꿔가며
사랑하는 일
.........................................................................
시간은 늘 꿈 꾼 듯 지난다.
함께 머물렀던 공간은 사라지고
오직 시간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시간도
찰라의 명료한 기억만을 남긴 채
아스라이 사라진다.
금세
그 기억조차 아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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