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호에서


                              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 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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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호수...
하지만 그냥 건너다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란다.


얼어붙은 호수도 숨을 쉬어야 한단다.
그래서 숨구멍이 있단다.


강추위에 어깨 움츠리고...
그보다 더 차갑고 매서운 세상살이에 고개숙이고...


숨구멍이 찾아야 할텐데...
한숨이라도 뱉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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