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노래
박재삼
사랑하는 한 사람을 찾는 그 일보다
크고 소중한 일이 있을까 보냐.
그것은
하도 아물아물해서
아지랑이 너머에 있고
산 너머 구름 너머에 있어
늘 애태우고 안타까운 마음으로만
찾아 헤메는 것뿐
그러다가 불시에
소낙비와 같이
또는 번개와 같이
닥치는 것이어서
주체할 수 없고
언제나 놓치고 말아
아득하게 아득하게 느끼노니.
...............................................
바람결에 스친 듯
깜빡 잠자며 꿈꾼 듯
후다닥 소낙비 지나간 듯
한때의 사랑이
어제의 삶이
지나가버렸다.
열정이라도 조금 남았더라면 좋으련만
그렇게 커다랗고 소중하던
사랑의 불씨조차
가물가물 기억저편에만
별빛처럼 희미하게 깜빡일 뿐
바싹 마른 내 가슴엔
흔적조차 남아있질 않아서
허전하고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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