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손택수
어미 거미와 새끼 거미를 몇 킬로미터쯤 떨어뜨려 놓고
새끼를 건드리면 움찔
어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이야기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내게도 있어
수천 킬로 밖까지 무선으로 이어져 있어
한밤에 전화가 왔다
어디 아픈 데는 없냐고,
꿈자리까지 뒤숭숭하니 매사에 조신하며 살라고
지구를 반 바퀴 돌고 와서도 끊어지지 않고 끈끈한 줄 하나
.................................................................................
아침부터 계속 회의의 연속이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요즘 어머니가 통 소식이 없으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때,
갑작스레 전화가 울렸다.
파주에 비가 많이 온다는 데 괜찮냐고...
어머니는 고흥엘 가시는 길이란다.
'먼길 조심해서 다녀오시라고, 여긴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당신과 나, 그 사이에는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빈 공간과 흐르는 시간이 있다면 그것이 전부 일텐데...
신기하게도 무언가가 있나 싶을 때가 가끔 있다.
아직은 건강히 잘 지내시니...
든든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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