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날보다


                      이정하


그대는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 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대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

얼마나 시간이 흐르면 영영 잊혀질까?

 

몇 백 통의 편지를 쓰고,
몇 천 시간의 그리움을 견디고,
몇 만 번의 기도를 올려야 잊혀질까?

 

얼마나 기다리면 깨끗히 지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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