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너를 위하여
이수익
타오르는 한 자루 촛불에는
내 사랑의 몸짓들이 들어 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하여
끓어오르는 백열의 침묵 속에 올리는 기도,
벅찬 환희로 펄럭이는
가눌 길 없는 육체의 황홀한 춤,
오오 가득한 비애와 한숨으로 얼룩지는
눈물,
그리고 너를 위하여
조금씩 줄어드는 내 목숨의 길이.
...................................................
가끔씩 무겁게
휘청이는 촛불
내 뜨거운 시선을
불 한 가운데에 꽂는다.
서서히 끓어오르는 희열
쓰러질 듯 흔들리는 몸짓
터질 듯 요동치는 불꽃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눈물
눈물...
하지만
고요함은 단 한 순간도
깨지지 않았다.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서
사랑하며 줄어드는 황홀한 잔치
한 순간도 기다림 없는 시간 속에서
기도하며 줄어드는 고귀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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