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연가
고재종
저 미루나무
바람에 물살쳐선
난 어쩌나,
잎들에선 치자꽃향기.
저 이파리 이파리들
햇빛에 은구슬 튀겨선
난 무슨 말 하나.
뒷산에선 꾀꼬리소리.
저 은구슬만큼 많은
속엣말 하나 못 꺼내고
저 설렘으로만
온통 설레며
난 차마 어쩌나.
강물 위엔 은어떼빛.
차라리 저기 저렇게
흰 구름은 감아 돌고
미루나무는 제 키를
더욱 높이고 마는데,
너는 다만
긴 머리칼 날리고
나는 다만
눈부셔 고개 숙이니,
솔봉이여, 혀짤배기여
바람은 어쩌려고
햇빛은 또 어쩌려고
무장 무량한 것이냐.
..............................................
태풍이 연이어 지나가며
이곳 저곳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어마어마한 자연의 위력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나약하기만한 존재인가?
8월의 끝자락을 지나며
밤 공기가 차가워짐을 알겠다.
한 낮의 열기도 차츰 사그라 들고 있다.
오늘은 부쩍 하늘이 높아졌다.
시간 역시 한치도 거스를 수 없음을 안다.
우연히 열어 본 예전 앨범
10여년전 사진 속의 나는 무척 파릇파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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