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랑으로 살다 가고 싶다
김종목
깊은 강물이 아니라
얕은 강가를 흐르는 맑은 물처럼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눈도 맑게 마음도 깨끗하게
얕은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
흐르는 강물을 거스르지 않듯
흐르는 세월에 몸을 맡겨 둔 채
하루의 노동만큼 먹고 마시고
주어진 시간만큼 평안을 누리고
그러다 오라하면 가면 그만인 인생
굳이 깊은
강물처럼 많은 것을 거느리고
많은 것을 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저 졸졸졸
흐르는 얕은 강가에서
누구든 손발을 씻을 수 있고
새와 짐승들도
마음 놓고 목을 축일 수 있는
그런 사랑으로 살다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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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우기', '내려 놓기' 등의 단어를 이곳 저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힐링(healing)'이 큰 화두다.
그만큼 요즘 세상 사는 모양새가 복잡하고 힘이 든다는 얘기다.
오늘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가 지인에게 책을 한 권 받았다.
가만히 책을 훑어보는데
내가 요즘 매일같이 생각하고 기도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마음이,
내 행동과 삶의 방향이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다시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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