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2012년 하루 하루가 모두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새해에도 잔치같은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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